작고 아기자기하지만, 개발조직의 문화 만들기 [ep 1. 웹프론트개발그룹 운영진을 소개합니다]

Oct.20.2022 이주영

Culture

2022년 1월 5일 평온한 오후, 저는 재택근무를 하며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띠릭’
갑자기 정적을 깨며 울리는 슬랙 알람 소리.

“웹프론트개발그룹 2022 운영진을 모집합니다!”

알람이 울렸던 곳은 바로 웹프론트개발그룹 채널이었습니다. 100명이 넘게 초대되어 있는 이 채널에 이렇게 ‘@here’ 멘션이 오는 경우는 보기 드문 일이었습니다. 어떤 중요한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 두근두근 )

예? 웹프론트개발그룹 운영진이요?

웹프론트개발그룹은 우아한형제들 전사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속한 그룹을 말합니다.(그 외에 서버개발그룹, 모바일앱개발그룹이 있습니다. 직군 단위의 성장을 추구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개발 문화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우아한 개발자들, 어떻게 성장해요?(a.k.a. 개발조직의 제도와 문화)를 둘러봐 주세요.)

그렇다면 웹프론트개발그룹 운영진은 무슨 일을 하게 될까요? 운영진은 ‘밋업’과 같은 웹프론트개발그룹 정기 행사를 운영하고, 구성원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합니다. 운영진 모집 공고에는 운영진의 주요 할 일이 소개됐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웹프론트개발그룹 규모가 20여 명에 불과했는데, 현재 90명 대가 되었습니다. 그룹장 한 분이 운영하시기엔 조직이 너무 커진 데다, 동료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의미가 있으니 운영진을 모집한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구성된 운영진! 이재원 님, 이찬호 님, 김하루 님 그리고 저까지 저희 4명은 파릇파릇한 에너지를 가득 담은 뉴비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많게는 입사 1년 5개월 차, 적게는 입사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었습니다.

선발된 운영진은 당시 어떤 점을 기대하면서 지원하셨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주영:
코로나 시기에 입사도 재택으로 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회사에 근무한 지는 1년이 되어가고 있었지만 아는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다른 것보다는 팀 밖의 다른 동료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운영진 활동을 하면서 올해도 뭔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찬호:
연애도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이 만나기만 한다고, 관계가 아름답게 만들어지지 않죠. 그 관계를 더 깊게 만들기 위해서는 둘 사이에서 특별한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조직문화도 비슷한 것 같아요. 좋은 개발자들이 모여 있다고 갑자기 없던 좋은 조직문화가 ‘짠’ 하고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는 그 특별한 노력을 들여서 좋은 개발자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직접 만들어간다고 하면, 제가 ‘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문화이자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문화를 만들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 수혜를 받는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재원:
내가 직접 만들어 가는 조직 문화에 참여함으로써 이런 것이 조직문화다 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나중에 조직문화가 없는 곳으로 가게 되더라도 그곳에서 좋은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능력과 안목을 가지게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코로나 때에 입사해 같은 팀원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기에 더 많은 사람을 쉽게 만나면서 그 안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개발자는 절대로 개발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전에 대학 방학 때에 잠깐 국제 청소년 교류 행사 기획 및 스태프를 해 본 적이 있고, 행사 기획과 진행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루:
제가 입사한 바로 다음 날 운영진 모집 공고가 올라왔어요. 입사 후에 많은 개발자분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겠다 싶어서 지원했어요. 실제로 운영진 활동을 하면서, 함께 운영진 활동을 하는 찬호님, 주영님, 재원님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팀에 계신 다른 개발자분들과도 자연스레 연이 생기더라고요. 주니어 개발자로서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운영진 1기, 가보자고!

모든 것은 위클리 미팅에서부터

이렇게 모인 저희 4명은 첫 운영진 미팅을 하게 됩니다. 당시에 코로나 확산으로 줌 미팅을 통해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고 했었나요? 저희 또한 원대한 아이디어들을 쏟아내었습니다. ‘Kent C. Dodds와 같은 해외 유명 개발자를 초청 연사로 모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들끼리 마니또를 해 보자’ 등 우당탕탕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어떠한 제약도 없이 시도해 보고 싶은 것들 위주로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신나게 공유했습니다(일단 실현 가능성보다 거의 아무 말 대잔치를 하였는데 너무너무 신났습니다!). 이렇게 아이디에디션 과정을 거쳤지만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여전히 막막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구성원들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 또한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출처: 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들어요.

그래서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부터 파악해보기로 했습니다. 설문 조사를 통해 저희가 생각한 여러 아이디어들도 투표를 통해 평가를 받아보는 방법으로, 그룹 구성원분들의 요구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운영진에게 바란다!”라는 타이틀로 전사 프론트엔드 개발자분들에게 의견을 요청했고, 그 결과를 일부 공개해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성장을 위한 질문을 드렸을 때 ‘스터디’와 ‘세미나’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코로나 시국이었기 때문에 서로 간의 네트워킹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구성원분들이 좋은 제안들을 많이 주셔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조사를 통한 가장 큰 도움은 심리적 안정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구성원들의 바라는 방향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이렇다 보니 기획한 프로그램을 자신감 있게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운영진 구성 후 초기에는 이런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운영진 활동을 하면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점은 서로 간의 소통이었습니다. 운영진 각자의 업무로 인해 자주 모임을 가질 수 없었는데요. 일주일에 한 번 줌 미팅을 통해 회의를 했지만, 충분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을 채우기 위해 사내 메신저인 슬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언제든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거나, 미팅 일정과 상관없이 나눠야 할 이야기들이 있을 때, 자유롭게 나누고 소통하였습니다. 이런 문화를 운영진 내부에서 직접 실천하면서 양질의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활동

이렇게 시작한 웹프론트개발그룹 운영진 1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했습니다.

상반기에는 우아한티타임, 프론트글쓰기 활동이 있었습니다.

  • 우아한티타임
    운영진의 첫 번째 프로그램입니다. 급속하게 인원이 팽창 중이었고,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겹친 시기였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개발자 간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기획했습니다.

  • 프론트글쓰기
    개발자들의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글을 잘 써보려면 일단 쓰기 시작하자”라는 생각으로 각자의 목표를 정하고 글을 완성해 보는 활동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저희가 초기에 기획한 것보다 점점 규모가 커지는 경험을 하였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운영진 활동 시리즈 세 번째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더 많은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FF타임,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 테크수다타임 그리고 프론트엔드 온보딩을 진행하였습니다.

  • FF타임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소재를 가지고 잡담을 하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기획했습니다. 기본 틀은 전사에서 진행 중인 ㅋㅋ타임을 차용하였습니다. “내가 쓰고 있는 장비는?, 내가 추천하는 플러그인은?” 등 개발자 밀착형 소재들을 발굴하여 슬랙 스레드를 통해서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
    개발자 각자의 사이드프로젝트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 기획하였습니다.
    서로의 계획 및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끝까지 목표를 완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 테크 수다 타임
    진지한 기술 공유 자리를 탈피하여 가벼운 기술 스몰토크를 지향하기 위해서 기획하였습니다.

  • 프론트엔드 온보딩
    인원이 급속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새롭게 구성되는 조직에 입사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입사한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직군별 온보딩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 프론트엔드 한정판 굿즈
    프론트엔드그룹에서 개발자들을 위한 굿즈를 제작하였습니다. 디자인부터 제작 업체 선정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바로 프론트엔드 한정판 슬리퍼인데요, 슬리퍼에 들어갈 로고와 캐릭터를 미리보기로 보여 드립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

오늘 운영진에 대한 소개 글을 시작으로, 앞으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운영진 재원 님은 웹프론트개발그룹의 제일 오래된 프로그램인 ‘밋업’을, 찬호 님은 몇 개월 단위로 실행했던 장기 프로젝트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루 님은 아기자기하게 진행하고 있는 단기 프로젝트들을 자세히 소개할 예정입니다.
추가로 올라오는 글들에서 우당탕탕 진행되었던 운영진의 이야기를 더 보실 수 있어요. 앞으로 올라오는 글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One more thing…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그 소문난 우아한형제들의 기술 콘퍼런스, 우아콘 2022!
2022년 10월 21일 오전 10시 30분, 우아콘 라이브 패널 토크, “작고 아기자기하지만, 개발조직의 문화만들기“에서 운영진이 직접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라이브 패널 토크에서 궁긍한 점을 직접 물어보세요!
여러분 모두 그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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