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아기자기하지만, 개발조직의 문화 만들기 [ep 2. 장기프로젝트 기획하고 운영하기]

Nov.17.2022 이찬호 Ava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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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들어가며

지난 글 "작고 아기자기하지만, 개발조직의 문화 만들기 [ep 1. 웹프론트개발그룹 운영진을 소개합니다]"에서는 우아한형제들 웹프론트개발그룹 운영진이 출범했고, 조직문화를 만들기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운영진 활동 중 2022년에 운영한 장기프로젝트인 글쓰기 모임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우사프)를 공유합니다. 어떤 이유로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했는지, 장기 프로젝트를 더 잘 운영하기 위한 팁, 운영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낱낱이 소개합니다!

✍🏻 글쓰기 모임

요약

- 진행기간: 3개월 (6주 + 6주)
- 목표:       2편의 자유주제 글쓰기
- 모임방식: 주 1회 조모임
- 출판기념회 : 2일
    - 웹프론트개발그룹 구성원들 피드백
    - 아기자기한 시상식

글쓰기 모임은 쓰고 싶었던 주제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서로 리뷰하는 모임입니다. 혼자서 글을 쓰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글을 쓰고 서로의 글도 리뷰해주면 시너지가 날거라 생각했습니다. 또 모임을 통해 쓴 글을 우아한형제들 기술블로그에도 글을 올릴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대외적으로도 ‘우아한형제들 프론트엔드그룹엔 무언가 있다!’ 하는 홍보 효과도 내지 않을까 하는 행복회로를 돌려보았습니다.

위기: 저희도 글쓰기 처음인데요.

패기 있게 글쓰기 모임을 열고 모집했지만, 운영진 중엔 글쓰기 전문가가 없습니다. 처음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낼 때도 막연하게 ‘글쓰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아이디어를 낸 것이었기에 모임을 어떻게 리드해야 할지도 모르는 채 시작했습니다. 모임을 진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설상가상으로 구성원들이 기대했던 글쓰기 모임은 “글쓰기 강의"였습니다.

모임에 대한 진행 방향이나 워크숍 관련된 도움을 얻고자 Developer Relations팀(DR팀, 개발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 및 지원하는 팀, 자세한 사항은 우아한형제들 Developer Relations-Updated를 둘러봐 주세요.)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매우 흔쾌히 도움을 주셨습니다.

도움받은 내용은 크게 2가지로, 글쓰기 모임에서 글을 쓰는 목표 설정과 글쓰기 워크샵 강의입니다.

1. 글쓰기 목표 설정

글의 목표는 크게 4가지로 분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1. 내가 만족하는 글쓰기
  2. 팀원들에게 공개해도 부끄럽지 않은 글쓰기
  3. 기술블로그 글쓰기
  4. 발표까지 가능한 (내부 밋업, 우아한테크세미나 등) 글쓰기

글의 주제는 기술, 에세이, 회고 등 자유롭게 선택하고, 4가지 중에서 글의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2. 글쓰기 워크샵 강의

DR팀 은옥 님과 그리고 같은 팀에서 테크니컬라이터로 있는 영경 님이 워크숍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이 워크숍을 통해서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던 "글쓰기 강의"에 대한 기대감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위의 활동들처럼 우리 힘으로 안 되는 부분은 도움을 구하면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또 매력 포인트입니다. 다른 직군과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구성원들의 요구를 충족하며 글쓰기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출판기념회: 온라인 행사

3개월 동안의 대장정! 길고 긴 시간을 거쳐 참여하신 분들이 글을 완성하였습니다. 글을 쓰고보니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아서 ‘서로 고생했다’는 인사만 하고 끝내기엔 너무 아쉬워서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글들을 전시하고, 내부 구성원들을 초대해서 글을 읽고, 작가에게 글에 대한 반응을 보내드리는 행사입니다. 저희는 이 행사를 ‘출판기념회’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출판기념회1

[그림 1] 출판기념회. 맵을 돌아다니면서 글을 읽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출판기념회는 ZEP이라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글을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2일) 동안 공유할 공간이 필요했고, 온라인으로 해야 했으며, 행사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메타버스 환경을 선택했습니다.

[그림 2] 글의 링크로 이동하거나, 작성자를 볼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Slack(슬랙) 프로필 사진을 가져와서 부스를 배치하고, 책 모형에 작성한 글 링크를 연결했습니다.

출판기념회엔 총 18명이 21편의 글을 출품했습니다. 출판기념회는 우아한형제들 전체 웹프론트개발자들이 모여 있는 채널에 공유가 되었고, 자유롭게 들어와 글을 읽고 Google Forms로 설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출판기념회-구성원-리뷰

[그림 3] 글쓰기 마지막 모임 공유용 PPT의 일부. 많은 분들이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출판기념회에서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작가님들과 함께 시상식도 하고, 각 작가님들이 받은 피드백도 정리해서 전달드렸습니다.

기술블로그

이렇게 글쓰기 모임이 끝난 줄 알았으나 좋은글들을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글을 쓴 분들중에 마음이 있으신 분들은 DR팀의 리뷰를 받고 글을 더 다듬어서 기술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출판기념회에 나온 글 21편 중 무려 5편의 글입니다.

3달 동안 모임을 잘 운영하고 출판기념회 행사를 잘 마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기술블로그 연재까지 이어진 것은 생각지 못한 선물이었습니다. 초기 기획 당시에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는 행복회로 정도의 상상이었는데 말이죠.

시작은 운영진이었지만 최종적으로 결과를 만들어내고 결과를 공유하는 것은,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는 구성원들이라는 것을 깊게 느낍니다.

🍁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 (a.k.a 우사프)

요약

- 프로그램 기간: 2022.08.16 ~ 2022.11.04 (2달 반)
- 모임 방식:
    - 초반: 2주일에 1번 전체(8팀) 모임, 슬랙에 인증
    - 중후반: 1주일에 1번 조별(4팀씩) 모임
- 목표: 자기가 만들고 싶은 프로젝트 만들기
- Push요정합류: 2022.09.16 ~
- 박람회: 3일
    - 우아한형제들 전체 채널 공개
    - 아기자기한 시상식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우사프)는 구성원들이 각자 진행 하던 사이드 프로젝트를 같이 개발도하고 소개하는 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평소 사용하고 싶었던 기술들을 마음껏 펼치는 장을 만들고, 다른 팀에 있는 개발자들과도 기술적으로 교류하고, 각 프로젝트마다 서로 아이디어를 내는 모임을 상상 했습니다.

모임 시작! 그리고 위기

글쓰기 모임과 전체적인 프로그램 운영 형식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었는데요, 우사프는 참여 인원이 10명 정도로 모임을 한 번에 진행해도 되겠다 싶어 전체 인원이 2주에 1번 모이기로 했습니다. 2주에 한번 모이지 않는 주엔 슬랙에 진행 상황만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2주에 1번만 모이는 것만으로는 모임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특성상 업무 외에 해야 하는 개발이다 보니 우선순위가 높지 않아 개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우사프 참여자들이 주마다 올리는 슬랙 인증은 점점 빈도가 줄었고, 그렇게 1달이 큰 진전 없이 지나가버렸습니다. 개발이 진행되지 않으니 모임 시간은 반성과 회개의 시간으로 변해갔습니다.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열쇠, Push 요정

우사프엔 자발적으로 신청했지만 개인의 의지만으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Push 요정입니다. Push 요정의 역할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우사프 참여인원 모두가 있는 채널에서 공개적으로 진행 상황을 체크하는 일입니다.

[그림 4] 내 거친 커밋과, 불안한 모임과, 그걸 지켜보는 Push 요정님

“잘 하고 계신가요?”, “커밋이 1주일 전에 멈춰있는데 언제 시작하실 계획이신가요?”. 공개처형과 격려의 그 사이에서 구성원들을 아주 쫄깃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덕분에 막혀있던 진도가 쭉쭉 나갔고, 프로젝트들이 하루가 다르게 완성되어갔습니다.

개발자 A 개발자 B
개발자a 개발자b

[그림 5] Push 요정이 활동하기 전과 후의 커밋로그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 박람회

박람회 준비 D-7

처음에는 글쓰기 모임의 출판기념회에 쓰던 방식을 재활용하여 우사프 박람회 준비를 하려고 계획하였습니다. 박람회 준비도 중요하지만, 주 업무를 잘 해내는 것도 더욱 중요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는 방식을 택하는것이 합리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낭만이 있는 운영진이기 때문에 행사 이름도 다른만큼 기존과 다르게 하고 싶었습니다. 우사프에서 한 구성원이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구성원들의 프로젝트를 등록하고 소개하는 프로젝트였죠.

박람회 before

[그림 6] 기존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 화면 (Before)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구성원분에게 동의를 구하고, 간단한 요구사항을 추가한 후에 이 사이트로 박람회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촉박한 일정에 추가개발을 요청하는 상황이 되어서 우사프 진행자였던 제가 같이 추가기능을 개발하였습니다. 처음 이야기 했던 기능은 분명 간단했으나 디자인이 나오고, 둘이 아이디어를 내는 게 시너지가 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완성도가 좋아질수록 욕심이 났고 그렇게 박람회 사이트는 처음이랑 전혀 다른 모습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박람회 after

[그림 7]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 사이트 (After). 프로젝트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고,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박람회 시작!

박람회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축제이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우사프에 참여한 분들과 공개 범위를 정했고, 다수결에 따라 우아한형제들 모든 직원이 있는 전사 채널에 공개하기로 결정합니다.
박람회-landing

[그림 8]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 랜딩 페이지, 이벤트를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구성원들을 위한 참여형 이벤트도 준비했습니다. 피드백을 남긴 분, 우사프에 본인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등록한 분에게 배민 선물하기로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종료 그리고 마지막 미팅

2박 3일동안 진행한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총 317명이 접속해서 구경해 주셨고, 댓글 158개, 좋아요 529개로 피드백을 남겨 주셨습니다.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만한 피드백들도 많았고, 재미있게 즐겨주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벤트 당첨자를 선정하기 위해 박람회에서 나온 서비스인 ppokki.3d(뽑기 서비스. 재미있습니다.)를 이용해 당첨자를 추첨했습니다.

박람회 종료 후 바로 시상식 겸 마지막 미팅도 진행했는데요. 구성원들이 누른 ‘좋아요'(좋아요 종류가 6가지였습니다.)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수상 소감 겸 우아한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소감도 공유하고 박수치고 웃는 자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박람회 상장

[그림 9] 선물하기 커스텀으로 꾸민 우사프 상들

수상자들과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선물을 드려야 하는데 그냥 드릴 수도 있지만 우사프만의 감성을 담아보았습니다. 배민 선물하기 커스텀 모드로 하나하나 이미지를 제작해서 만들어서 보냈습니다. 이렇게 하반기 장기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치며

운영진이 어떻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행사를 만드는지 소개해 드렸습니다. 처음엔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할까 고민도 정말 많았는데, 어느덧 ‘장기프로젝트/ 단기프로젝트’라고 구분을 지을 만큼 다양할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네요.

이 글에서 보여드리고 싶었던 부분은 ‘우린 이런 거 한다~’는 자랑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해도 항상 위기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도 던져보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구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 보는 등 다양한 도전을 해왔음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작고 아기자기한 노력들이 모여 특별한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위기를 맞이하는 당시엔 어렵기도 하고 일정도 빡빡하지만, 그 프로그램들을 통해 구성원들 간의 만남과 교류가 생기고 또 즐거워하는 분들이 생긴다는 것이 큰 힘과 보람이 됩니다.

이 글이 회사에서 작고 아기자기한 특별한 조직문화를 만드려는 곳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