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아기자기하지만, 개발조직의 문화 만들기 [ep 3. 소소한 단기 프로젝트]

Nov.28.2022 김하루

Culture Web Frontend

지난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찬호 님이 웹프론트개발그룹 운영진(이하 운영진)의 장기간 진행된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었는데요, 놀랍게도 아직 할 얘기가 많이 남아 있어요. 운영진의 소소한 단기 프로젝트 이야기를 담은 세 번째 에피소드, 지금 시작합니다.




개발자의 잡담 시간을 챙겨드려요!

‘코시국’에 생긴 큰 변화 중 하나는, 다른 개발자분들과 잡담할 기회가 줄었다는 거에요. 재택 근무 환경에서는 집에서 혼자 책상 앞에만 앉아있다 보니, 사무실, 회의실, 카페테리아 등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잡담할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우리 운영진은,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하는 우아한형제들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분들의 소소한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정의했어요.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면서 개발자분들이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보았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분들의 3가지 잡담 시간, 우아한티타임☕️, 테크수다타임💻, 그리고 프프타임💬을 순서대로 소개해드릴게요.




우아한티타임 ☕️

우아한티타임은 월 1회 프론트엔드 개발자 3~4명이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에요. 예산 운용 현황에 따라 소정의 티타임비를 지원해드리기도 하죠.

함께 잡담을 나눌 조원들이 랜덤으로 배정되다 보니,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다른 팀 개발자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어요. 저도 우아한티타임을 통해 다른 팀에 계신 프론트엔드 개발자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답니다.



사실 이 우아한티타임은 운영진이 모인 후, 가장 처음 시도해 본 프로그램이었어요. 파일럿 형태로 한번 시도해보고 참여한 분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했는데, 90%가 넘는 분들이 또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뽑았습니다. 긍정적인 후기와 어떻게 개선해보면 좋을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보내 주어서 운영에 참고할 수 있었어요.


[우아한티타임 피드백 중]

다른 팀 프론트엔드 개발자분들과 교류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만나서 얘기를 나누니 정말 즐거웠어요
우아한티타임뿐만 아니라 앞으로 운영진에서 진행할 이벤트들도 기대되네요
다른 개발자분들과 소통할 좋은 기회 만들어주셔서 넘나 감사합니다 :)
웹프론트개발그룹 운영진 활동 열심히 해주시고 열심히 기획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화이팅!




테크수다타임 💻

테크수다타임은 FE 개발자 3~4명이 원하는 기술 주제에 대해서 30분 동안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이에요. 앞서 소개해 드린 우아한티타임이랑 포맷은 비슷하지만, 기술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 달라요. 원하는 주제를 구글 설문조사(Google Form)로 제출하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소규모로 토론할 기회를 마련해 드립니다.


저는 한때 ‘한글 변수 사용’에 꽂혀있었는데요. 그래서 ‘한글 변수, 사용해도 될까요?’라는 주제를 제출해서 테크수다타임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개발자분들이랑 제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한글 변수를 적용해본 코드를 보면서 함께 얘기를 나누었는데, 제가 생각해보지 못한 단점을 발견해 주셔서 좋았어요. 사내 개발자와 제 생각을 공유하고 피드백 받을 수 있어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프프타임 💬

프프타임(FF타임)은 우아한형제들 프론트엔트 개발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웹프론트개발그룹 슬랙 채널 이벤트입니다.

사실 프프타임은 ㅋㅋ타임이라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 만든 것인데요, 우아한형제들 컬쳐커뮤니케이션팀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슬랙 이벤트 ㅋㅋ타임을 운영하고 있어요. 사진으로 보이는 ‘캐치마인드 퀴즈’처럼 나른해질 수 있는 오후에 구성원들과 함께 리프레시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전사적으로 공유되면 좋은 내용을 자연스럽고 위트 있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프프타임ㅋㅋ타임을 프론트엔드 개발자끼리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각색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부담 없이 소소하게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취지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웹프론트개발그룹 내 공유할 만한 소식을 퀴즈로 내기도 하고, 나만의 개발 팁이나 꿀팁 등을 공유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어요.






개발자 맞춤형 온보딩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미처 몰랐던 온보딩 케어 사각지대

입사 후 첫 한 달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와 일에 적응하는 중요한 시기죠. 우아한형제들에서는 전사적으로 웰컴온, 배민컬쳐캠프 등 다양한 온보딩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들의 성공적인 온보딩을 돕고 있어요. 또, ‘돌보미’ 제도를 통해 팀 내에서 업무적으로도 생활적으로도 꼼꼼한 챙김을 받을 수 있는데요, 돌보미는 신규입사자와 같은 부서에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신규입사자의 원활한 적응을 위해, 한 달간 시간과 애정을 쏟아주실 수 있는 분으로 선정되어요. 저도 긴장되는 입사 후에 천사 같은 돌보미 진혁 님의 알뜰살뜰한 케어 덕분에 회사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입사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아무도 나를 초대해 주지 않았던 공식 슬랙 채널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온보딩팀’이 따로 있을 만큼 구성원들의 성공적인 온보딩을 지원하는 우아한형제들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전사 프론트엔트 개발자들의 공식적인 소통 창구인 #jg-client-web 채널에는 개발자 행사 등 공지성 정보들도 공유됩니다. 따라서 이 슬랙 채널에 속하지 않을 경우 공지사항 등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어요. 또, 최신 기술 소식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프론트엔드-정보공유,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fe-today-i-learned, 함께 타입스크립트 문제를 푸는 #z-type-challenges 등이 프론트엔드 개발자 전용(?) 슬랙 채널들이 있어요.


보통은 돌보미가 주요 슬랙 채널에 초대하면서 환영 인사를 남기는데, 문제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아무도 없던 팀에 새롭게 합류하는 경우였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직군인 팀원이 돌보미 역할을 맡는데, 다른 직군의 팀원은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슬랙 채널과 같은 프론트엔드 직군의 자세한 정보는 알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사각지대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운영진은 상황을 더 깊이 진단하기 위해서, 팀 내에 1인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하신 분들과 몇 차례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인터뷰를 통해 신규 입사자의 입장에서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팀 내 다른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있었다면 자연스럽게 공유받았을 정보들이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슬랙 채널 초대 누락은 단편적인 부분에 불과하고 성능 가이드라인 프로젝트, 테크트리 프로젝트와 같은 전사 프론트엔드 프로젝트의 소식을 아예 모르는 경우도 있었어요.


운영진의 맞춤형 온보딩 케어

웹프론트개발그룹의 규모는 머지않아 100명에 달할 만큼 최근 1~2년간 급격하게 덩치가 커지고 있는데요, 신규입사자가 계속해서 생기는 시점에 이런 온보딩 케어 사각지대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우리 운영진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 운영진은 온보딩 케어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어요.

먼저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하는 프론트엔드 신규입사자 현황부터 파악했습니다. 테크HR채용팀에 이러한 취지를 설명드리면서, 프론트엔드 직군의 신규 입사 현황을 운영진이 미리 알림으로 받을 수 있을지 문의드렸어요. 담당자분이 흔쾌히 요청에 응해주셨고, 신규입사자가 있을 때마다 운영진에게 메일로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이제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없는 팀에 신규입사자가 오는 경우에도, 운영진이 나서서 챙겨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테크HR채용팀 이영현 님 매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프론트엔드 온보딩 프로그램’을 신설해보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프론트엔드 온보딩 프로그램’은 운영진이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세션으로, 웹프론트개발그룹의 활동, 그룹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소식들을 전달하고, 신규입사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올해 여름, 온보딩 프로그램을 파일럿 형태로 처음 진행해 보았습니다. 다수의 신규입사자를 대상으로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소통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일대일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일대일 티타임 형태로 진행하니, 운영진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입사자들의 목소리를 차분하게 청취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개인의 시간 일정을 맞추어서 진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능하다면 효과가 좋은 1:1 온보딩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하려고 해요.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온보딩 프로그램의 운영은 주영 님(운영진 1기) 주관하에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프론트엔드 온보딩을 시스템화하기 위해서 DR팀에서 주관하는 개발자 온보딩에 프로그램과 함께 운영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답니다.


[온보딩 프로그램 피드백 중]

알짜 정보들이 담긴 위키 문서를 공유받아서 유익했어요
파트뿐만 아니라 회사 프론트엔드 행사/활동들을 공유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양한 슬랙 채널의 기능과 공유, 회사 내에서 궁금한 것들의 리스트업이 기억에 남아요.






우리만의 무언가를 만들어요!

운영진은 우리 웹프론트개발그룹만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해왔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해드린 소소한 프로젝트(우아한티타임, 테크수다타임, 프프타임, 온보딩프로그램 등)도, 그리고 앞서 찬호 님의 글에서 소개해드린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도 모두 그 노력의 일환이지요.


또, 우리만의 무언가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야심 차게 굳즈 제작도 추진해보았답니다.

어떤 아이템이 좋을지부터 고민을 시작했는데 사무실에서 편하게 신을 수 있고, 귀엽게 프론트엔드 개발자임을 티 낼 수 있는 제품으로 ‘슬리퍼’를 골라보았어요. 굳즈 제작은 처음이라 세금계산서 발행하고 결제일자를 맞추는 자금 집행 과정과 샘플을 보고 색감과 텍스처를 맞추고 업체에 다시 피드백을 드리는 것도 모두 정말 생경한 과정이었어요. 100켤레나 되는 슬리퍼를 어디에 보관해야 할지도 막막했죠. 다행히 총무팀에서 우아한형제들 더큰집 건물 37층에 있는 창고 공간을 마련해주기로 했습니다.



굳즈 제작은 낯선 일이지만, 여러 지원부서의 도움, 그리고 만능 재원 님과 주영 님, 그리고 민태 님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척척 진행되고 있어요. 9월부터 준비한 이 굳즈 제작은 다가오는 12월 오프라인 정기밋업 때 선물로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소소한 프로젝트 소개는 여기서 마치려고 하는데요, 아직 운영진 1기의 활동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운영진 활동의 가장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정기밋업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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