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의 추억, 생성 AI 해커톤 “우아톤 2023”

Sep.13.2023 구은희

AI Culture

우아톤은 우아한형제들 구성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사내 해커톤으로,
구성원 3~5명이 한 팀을 이뤄 24시간 안에 프로토타입으로 서비스를 구현해 내는 행사입니다.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드리고, 수상 팀에게는 상금과 실제 배민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운영하는 DR팀 입장에서 다른 행사보다 특히 우아톤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밤샘 행사인 만큼 가장 힘들어서… 동료들과 함께 밀도 있게 몰입하고 성취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인데요.
다양한 직군, 다양한 소속의 구성원이 공통된 관심사로 한데 모여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면서도 합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사내 행사에 진심이기에 진짜로 다들 밤을 새우며 아주 열심히 참여합니다. 이걸 하루 만에…?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신박하고 대단한 결과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우아톤이 무박 2일간 진행되다 보니 아무래도 구성원들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한 환경에서도 열정을 다해 참여하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우아톤을 통해 구성원들이 결속력을 다지고 성취하는 경험을 가지는 데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운영진 또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실제로 참여하는 구성원과 운영진 모두 우아톤은 재밌는데 힘든데 재밌다…로 기억됩니다. 😅


<우아톤 2023 참가자들의 시간대별 심경 변화 그래프>

힘들지만 높은 성취감

해커톤은 지금까지 시도해 보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주어진 업무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의 아이디어를 서비스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창구라는 점에서 꽤 매력적입니다.
또한, 짧은 시간 안에 서비스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도 크고요.

실제로 우아톤은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인데도 바쁜 와중에도 늘 생각보다 많은 구성원이 참여합니다.
올해에는 ‘배민 서비스에 접목하는 생성 AI 서비스’가 주제였고 총 109명, 23개 팀이 참여했습니다.


<우아톤 2023 참가자 모습>

해커톤을 하는 회사는 많지만 단순 이벤트로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 우아톤은 처음부터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만 한정했고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미리 기반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해커톤 준비 과정에서 운영진(DR팀)은 무엇을 할까?

실제 해커톤이 진행되는 기간은 이틀이지만 운영진(DR팀)은 훨씬 전부터 많은 것을 준비합니다.
준비할 때 많은 부분은 DR팀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타 부서와 긴밀하게 협업해야 합니다. 준비 과정을 좀 더 살펴볼까요?

주제 선정

가장 먼저 그해 우아톤의 주제를 정해야 합니다.
실제 서비스에 접목시킬 수 있는 주제로 한다면 회사에서 필요하면서도 자유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너무 좁은 범위로 정해도 안 됩니다.

참여자 모집과 참여 독려

팀으로 참여하는 행사이지만, 미리 팀을 꾸리지 못한 구성원도 소외되지 않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팀 신청과 개인 신청을 따로 받았습니다.
신청 내용에 따라 적합한 팀에 합류할 수 있게 하거나 신규 팀에 합류할 수 있게 합니다.


<구성원 스스로도 열심히 구인 활동을 하는 모습>

현장 이벤트 준비

해커톤에 참여하며 중간중간 머리를 식히고 다시금 활력을 줄 수 있는 현장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2023년 우아톤에서는 우아톤과 관련된 내용의 퀴즈 대회, 분위기를 끌어올릴 럭키드로우, 그리고 이벤트와 더불어 소소한 상품까지 함께 준비하였습니다.
또한 배달이 캐릭터 모양의 솜사탕을 즉석에서 만들어 드린다거나, 생맥주 기계를 준비한다거나, 포토존을 만드는 등 현장 분위기가 너무 삭막해지지 않도록 가볍게 해커톤 중간에 즐길 거리를 마련합니다.

<우아톤 참가자에게 선물한 배달이 캐릭터 솜사탕>

활용 가능한 데이터와 AI 서비스 제공

2023년 우아톤은 ‘생성 AI’ 서비스를 주제로 하기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주어지느냐가 관건이었는데요.
보안 담당 부서, 데이터 담당 부서와 긴밀히 협업하여 각 참여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준비하는 방법을 고민하였고,
참여팀에서 필요한 데이터 정보를 미리 취합하여 데이터 담당 부서에서 데이터 비식별화 작업 후 사용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를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보안, 비용, 관리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지정하여 제공하였는데,
참여자가 해커톤 당일에 해당 서비스를 문제없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계정을 부여하고, 실습을 포함한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배포 환경 및 보안 가이드 제공

사내 서비스에 접목하는 서비스를 프로토타입으로 만드는 행사이지만, 작업하는 과정에서 실제 운영 중인 서비스에 영향이 가면 안 되기 때문에
최대한 수월하게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실제 회사에서 업무상 작업하고 있는 다른 환경과 철저하게 구분이 갈 수 있도록 가이드를 촘촘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사내 개발자분들의 의견과 더불어 인프라 담당 부서, 보안 담당 부서 등 관련 부서의 의견을 중간에서 빠짐없이 정리하고 조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심사 기준 정립

해커톤은 일종의 대회의 성격도 가지고 있기에, 수상팀을 가리게 됩니다.
해커톤의 취지에 맞는, 그리고 이후의 사업 연계까지 고려한 공정한 심사 기준을 세우기 위해 유관 부서와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준비합니다.


<우아톤 2023 심사 기준>

위의 일들을 사전에 준비하고, 당일에는 아래의 순서로 해커톤이 진행되었습니다.


<우아톤 2023 일정표>

우아톤 2023 수상팀

우아톤 2023의 주제는 ‘배달의민족 서비스에 접목하는 생성 AI 서비스 개발’이었고, ‘1) 고객 경험 혁신 2) 운영 효율화 3)생산성 개선’ 중 1개 이상에 해당하는 서비스로 구현하는 것이 미션이었습니다.

심사 기준은 ‘혁신과 창의성, 사업성, 구현 가능성, 완성도’를 기준으로 세분화되어 있는데요. 우아톤을 통해 우아한형제들 구성원이 Bottom-up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가 사업에 적극 반영되는 만큼, 올해는 특히 ‘사업성’에 대한 심사 기준이 추가되었습니다.
공정하고 종합적인 평가를 위해 경영진을 포함한 총 13명의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진행하였고, 총점으로 수상팀을 시상하였습니다.

우아톤 2023 대망의 1등은 우아한형제들 구성원을 위한 ‘코드(SQL, Python)없는 데이터 추출 및 시각화 서비스’를 개발한 언(言)지니어팀에게 돌아갔습니다.

1등팀인 ‘언(言)지니어’ 팀과의 간단한 인터뷰 내용을 공개합니다.


Q. ‘언(言)지니어’ 팀 이름이 특이한데 무슨 뜻인가요?

팀 이름이 조금 독특한가요? 저희 팀은 ‘말씀 언’ 한자와 ‘엔지니어’를 합친 단어인데요.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면 말로 코딩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전달하기위해 지었어요. (보통 입코딩이라고 많이 말하죠 ㅎㅎ)


<우아톤에 참여하고 있는 언(言)지니어팀 / 데이터서비스실 성한영님, 윤영휘님, 이규철님, 이범석님, 임석님>

Q. 우아톤 2023에서 선보인 서비스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단 한 번의 질문으로, 복잡한 코드 작성 없이 데이터 추출과 시각화가 당신의 손안에!

우아톤 당시 저희가 제출했던 서비스 소개 문구인데요, 한 줄 요약의 장인이신 저희팀 한영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저희는 우아한형제들 내부 구성원이 코드 작성 없이 데이터를 추출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했어요. 질문을 통해 쿼리를 자동 생성하고, 쿼리 설명이 포함되어 있어 사용자가 쉽게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어요. 또한, 추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한 그래프를 추천해 주고,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데이터를 자유롭게 시각화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마케터가 쿠폰 발급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어제 배달 타입별 전체 주문수와 쿠폰 할인된 주문수, 그리고 비중까지 구해줘" 라고 입력하면,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서비스별 쿠폰 사용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수치를 한 눈에 파악하기 쉽게 적절한 그래프도 GPT가 알아서 제공해줍니다.


<언(言)지니어팀의 서비스 프로토타입 화면>

Q. 데이터 전문가가 아닌 구성원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서비스가 될 것 같은데요, 이러한 아이디어가 탄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분석 업무를 해오면서 느껴왔던 필요에 의해서 아이디어가 탄생했어요. 저희 팀은 모두 분석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기획이나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요청을 받고 분석을 하는 업무를 많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쿼리를 활용한 데이터 추출 및 분석을 정말 많이 필요로 하는구나‘라는 것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었어요.

하지만, 항상 저희 팀이 처리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요청이 있었기에 분석을 해줄 수 없는 경우도 많았고, 여러 분석을 함께 진행하다 보니 결과를 전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했었어요.

그래서 데이터에 익숙하지 않거나 코드 작성에 어려움이 있는 구성원들이 직접 분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GPT가 도와줄 수 있다면 정말 큰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이런 서비스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Q. 해커톤 2일 동안에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데요, 해커톤 과정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사실 저희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어요. “절대 밤을 새우지 말자, 작업이 지루하면 방 탈출도 하자”는 즐거운 계획도 세웠죠. 그런데 공개된 스케줄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마이크 타이슨)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계획했던 즐거운 일정들을 미루고 서비스 구현에 집중했어요. 그런데 서버와 프론트 담당자가 없다 보니 서비스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밤새 유튜브 자료를 찾아가며 구축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ㅠㅠ) 그리고 마감 직전에는 미국 GPT 서버 접속량이 급증해 시연 영상을 못 찍고 끝날 뻔 했었죠.

이 외에도 처음 겪어보는 문제들이 많았는데, 2시간 단위로 배포 계획을 잡고 어려운 문제는 머리를 맞대어 함께 해결했던 게 서비스를 완성했던 노하우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팀원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즐겁게 일한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Q. 솔직히 1등 예상하셨나요?

발표 전까지는 평가 기준을 고르게 만족시키고 있다고 생각해 3등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최종 결과 발표 때에도 사전에 귀띔 없이 실시간 발표가 진행되었었는데, 3등이 발표되자마자 우리팀이 아닌 것을 보고 저희끼리는 수고했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답니다.

위로의 시간도 잠시.. 1등을 발표하는 순간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 순간의 떨림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1등으로 뽑힌 건 그만큼 많은 구성원들이 이 서비스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해 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부분들이 있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장에서 바라는 제품을 제작한 것 같아서 매우 기쁩니다.

우아한형제들 구성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Q. 내년 우아톤 또 참여하고 싶나요?

팀원1: 지금 멤버분들이 계속 회사를 다닌다면 또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팀원2: 거짓말…ㅋㅋㅋㅋㅋㅋㅋ

팀원3: 수상팀에게 주어진 상패를 개인 모두에게 주신다면 또 참여할 의향이 있습니다.

팀원4: 거짓말…ㅋㅋㅋㅋㅋㅋㅋ

팀원5: 다들 정신 차리세요…! 내년 우아톤도 기회가 되면 참여하고 싶어요. 우아톤은 무박 2일로 진행하는 만큼 개개인의 한계를 극한으로 끌어내 주는 것 같아요. 할 수 없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이 지루하다?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우아톤을 추천드립니다!


이외에도 2등은 ‘배민 선물하기 이용자를 위한 카드 이미지 및 내용을 생성해주는 서비스’,
3등은 ‘배민에서 검색 기능을 고도화시켜줄 텍스트와 이미지 정보를 활용한 의미기반 검색 서비스’,
인기상은 ‘사장님을 위한 음식 사진 배경 테마 생성 서비스’가 수상하였는데요.

수상팀 서비스만 봐도 타겟 고객을 우아한형제들 내부 구성원, 배달의민족 서비스 이용자, 가게 사장님까지 다양하게 설정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아톤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해야 했다면, 실제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참여팀뿐 아니라 사내 유관부서들의 많은 고민이 필요한데요. 그럼에도 우아한형제들에서는 1등팀의 아이디어를 비롯한 올해 우아톤의 여러 아이디어들을 사업 연계하기 위해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우아톤

시기마다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에 따라 해커톤의 주제나 운영방식 등의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구성원이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자발적이고 도전적인 환경에서 협업하며 성취할 수 있다는 해커톤의 중심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회사의 규모와 운영하는 서비스가 커질수록 해커톤과 같은 전사 밤샘 행사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럴수록 구성원 간 교류하고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하기에 아마도 매년 우아톤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