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

Nov.10.2022 이 원미

Education

안녕하세요. 테크코스교육개발실 이원미입니다.
다가오는 11월 25일, 우아한테크코스 (이하, 우테코) 4기 크루들이 수료합니다. 크루로서 10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개발자 동료로서 만날 날을 앞두고 있는데요 : )

우테코의 남은 한 달, 즉 레벨 5 기간은 개인 학습과 취업 준비 기간으로, 아래와 같은 활동들을 주로 합니다.

✔️ 레벨1~레벨4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개인별 추가 학습을 합니다.
✔️ 이력서 작성, 레벨 인터뷰를 통해 취업 준비를 합니다.
✔️ 리쿠르팅 데이를 통해 기업과 만남의 시간을 가집니다.

각자 지원하고 싶은 기업들을 탐색하면서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기를 꿈꾸고 있는지, 나에게 잘 맞는 회사는 어떤 회사일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같은 고민을 하는 크루들과 함께 면접 스터디를 진행하기도 하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서로 피드백하면서 마지막까지 함께 성장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죠.


5기 지원 플랫폼 개발을 하고 있는 크루들 🙂

크루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레벨 4 글쓰기 주제는 ‘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으로 정했습니다.
지금까지 갈고닦은 역량을 토대로 개발자로서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해 글을 쓰면서 조금 더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우테코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고민했던 프로그래머로서의 삶과 우테코에 들어오고 나서 변화된 삶을 글로 남기기도 하고, 미래의 나는 어떤 프로그래머가 되어 있을지 상상도 해보면서 재미있게 글을 작성해 주었네요 : )

이들은 개발자로서의 인생 1막을 이제 막 열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요.
크루들의 글을 읽으면서 여러분들도 꿈꾸던 방향대로 내 인생을 이끌어 가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류애를 가진 프로그래머

예전부터 종종 했던 고민이 있습니다.

왜 세상 사람들은 모두 행복할 수 없을까?

모두가 다 같이 행복하면 참 좋을 텐데요. 고등학생 시절에는 아침마다 신문을 읽곤 했는데 매일같이 나오는 안타까운 소식들을 보며 특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바로 이런 고민이 저를 사회학과로 이끌었습니다. 사회에 대해 배우면 이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막상 사회학과에 진학하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회학이 너무 재미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 두꺼운 사회학 이론 서적을 읽는 것은 제 성향과 맞지 않았습니다. 정답 없이 각자의 생각을 서술형으로 써 내려가는 시험 방식도 맞지 않았고요. 오히려 교양으로 들었던 파이썬 수업이나 대학 수학이 더 재밌었습니다. 정답이 있다는 것도 좋았고 답을 구하는 논리적인 과정도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20대 초반엔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뭔가 이 사회를 조금이나마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 사회학과에 진학했는데, 실상은 공부도 재미없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분야로 진로를 돌린다면 내가 가졌던 ‘더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라는 목표에서 더 멀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죠.

하지만 결국은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스스로 즐거워야 스트레스받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일이 바로 개발이었죠. 대신 조건을 달았습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든 사회학과에 진학한 이유를 잊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이렇습니다.

인류애를 잃지 말자

인류애라고 말하면 어딘가 거창해 보입니다. 지구 반대편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까지 사랑하고 걱정해야 할 것만 같죠. 하지만 저는 인류애를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최근에 읽은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이라는 책의 한 구절입니다.

"그게 제가 구원자가 아닌 이유입니다. 저는 인류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죠. 그냥 지수를 붙잡고 싶었고,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 충동적인 결정을 내린 것뿐입니다. 아마도 그 호칭은 마을을 떠나 결코 안온하고 호의적이지 않은 환경에 도착해서도, 약속을 지킨 이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할 겁니다."

주인공은 ‘지수’를 사랑했습니다. 치명적인 먼지로 뒤덮인 세상에서 사랑하는 지수를 구하기 위해 ‘모스바나’라는 식물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을 지수에게 주었습니다. 지수는 씨앗을 다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줬습니다. 그렇게 모스바나가 전 세계로 퍼진 덕분에 지구는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죠.

이 책에서 주인공과 지수는 인류 전체를 사랑한 게 아니었습니다. 주인공은 곁에 있던 지수를 사랑했고 지수는 마을 사람들을 사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결국 전 인류를 구한 거죠. 이렇듯 저는 인류애가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가족과 동료들이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들이 모여 인류애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가장 먼저 가까운 동료들을 생각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습니다. 세상에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특히나 개발은 협업 없이는 불가능하죠. 협업에서 사람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안주가 필요 없다는 우리 팀 누구의 말처럼요. 그렇기에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편하게 질문할 수 있는 사람, 오래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단순히 코드를 짜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드 자체의 퀄리티를 넘어서 내가 개발하는 서비스의 영향력을 고려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요

인류애를 가진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습니다.

인류애를 품고 사는 것, 꼭 프로그래머가 아니어도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발할 때 즐거움을 느낍니다. 어려운 요구사항을 고민 끝에 해결하는 것도 재밌고 동료들과 이런저런 주제들로 머리 싸매고 고민하고 토론하는 것도 재밌습니다. 누군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이를 이루고 싶습니다.

언제나 자그마한 사랑의 감정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사랑을 개발을 통해 실천하는 것. 그게 제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입니다.


상상을 생생히 하면 현실이 된다

상상을 생생히 하면 현실이 된다. 이는, 예전에 유행했던 책에서 주제로 사용되던 키워드이다.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단순히 상상만 하더라도 그것이 현실이 된다고 순수하게 생각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저 문장 뒤에는 많은 것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생히 상상하라, 그 상상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이것이 2022년 10월 현재, 재해석해 본 문장이다. 노력 없이 이뤄지는 것은 없다. 상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 설정하고 이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 살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오늘은 그 상상을 구체적으로 해보려 한다.

Person who loves sharing knowledge(지식 공유자)

오늘은 글로벌 FE 컨퍼런스가 있는 날이다. 오래전에 세션들을 듣기 위해 참가했었는데, 이번에는 세션을 직접 하는 연사로 참여하게 되어서 감회가 새롭다. 이번에 발표할 주제는 JavaScript ES2028과(와) 이에 따른 프론트엔드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렇게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세션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 크루들 앞에서 리액트 렌더링 최적화라는 주제로 발표했을 때가 시작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사람들과 이에 관해 토론을 나누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그 이후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회사 내에서 공부하거나 경험한 것들을 공유하였고, 따로 참석하고 있는 개발 커뮤니티에서도 꾸준히 지식을 공유했었다. 처음에는 많이 긴장되었지만, 점차 하다 보니 익숙해지고 재밌었다. 거기에, 덕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는 뿌듯함까지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공유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Problem Solver(문제 해결사)

컨퍼런스 발표를 마치고, 회사로 출근하였다. 출근하자마자 Slack에 접속하여 밀린 DM과 멘션들을 천천히 읽어나간다. 최근에, 회사에서의 역할에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하나의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해당 프로젝트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여러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해당 프로젝트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총괄하고 리드하는 역할이다. 아무래도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정의하고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했으니 나와 잘 맞는 역할, 내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여러 종류의 문제들과 맞닥뜨렸을 때 처음 보는 문제들이 많았고, 어떻게 접근할지조차 모를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기본기에 집착했었다. 매일 퇴근하고 Computer Science 등을 포함한 기본기를 쌓으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문제 해결의 실마리들을 볼 수 있었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기본기를 쌓고 있다.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다.

현실로 만들자

상상을 마음껏 해보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래머가 될 것인지를 상상해 보니 앞으로의 계획이 자연스레 머리에 생기는 느낌이다. 이제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행동을 할 때이다.

생생히 상상하라, 그 상상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나는 은둔 고수가 될 거야

2021년 7월 2일

모 주류 회사의 교육 문화팀 인턴으로 퇴사를 앞둔 지 하루 전날이었다. 동네 친구와 역전 할머니 맥주에서 시원하게 얼음 생맥주를 한잔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이전부터 개발을 하라고 추천했고, 그 친구는 열심히 개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부러웠다. 분명 교육을 너무 좋아해서 교육을 전공하고, 회사까지 다녀보았는데 내가 생각하는 교육을 추구하는 조직은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다른 일을 하는 친구가 부러웠다. 이런 고민을 맥주 한잔과 함께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친구는 너도 하면 되잖아라고 말했다. 나는 그날 밤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내일부터 개발 공부 시작한다.

1년 3개월 동안 개발만 바라보며 살았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이 변했다. 생각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그 기능을 잘 서빙하기 위한 서버를 구축할 수도 있다. 늘어난 개발력과 함께 다른 역량은 다운그레이드된 것 같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다. 개발이 즐겁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재밌고, 누군가와 함께 고민하는 것이 흥분됐다. 하루에 최소 8시간은 개발에 쏟다 보니 이제서야 어떤 개발자가 될 수 있을지 감이 온다.

개발을 좋아하는 개발자

1년 넘는 시간 동안 개발만 했으니, 그래도 조금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개발을 좋아한다. 단 하루도 컴퓨터를 열지 않은 날이 없고, 유튜브 알고리즘에는 개발 영상들이 구독 명단에는 개발자들이 한가득이다. 크롬 브라우저 즐겨찾기 탭은 개발 관련 콘텐츠로 가득 찼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지금 너무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개발을 업으로 삼고 싶다.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 중에 누가 개발을 안 좋아하겠어? 맞다. 그런데 이 기본적인 걸 하는 게 생각보다 많이 어렵더라. 일단 개발자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은 충족했다. 앞으로 업으로 개발을 삼았을 때의 나날들이 기대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개발자

개발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라는 사고였다. 땡쿠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졌다. 특히 서비스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여러 번의 를 물었고, 그것이 실패한 순간도 성공한 순간도 있었다. 그 과정이 너무나 재밌었다. 내가 해결한 방향이 틀렸을 때는 더 개선해 보자는 욕심이 생겼고, 내 해결 방안이 실제로 working 했을 때는 성취감이 정말 높았다.

생각해 보면 라는 생각을 가질 수조차 없었던 조직에서 일했던 것이 나를 개발자라는 길로 이끌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이유에서 코드만 작성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냐고? 원래 그렇다는 말은 싫어하지만 지금은 이런 대답이 적절한 것 같다. 그냥 그렇게 태어나고 살아왔으니까.

도움을 주는 개발자

요즘 팀원들에게 종종 이런 말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은둔 고수가 될 거야." 언젠가 고수가 된다면 조용하게 조직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조용한 사람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사실 먼저 알려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뜻이다. 먼저 손을 건네지 않아도 나를 찾아와 도움을 구하는 사람이 있고, 나와 함께 한다면 자신 있게 일을 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젠가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정진하다 보면 그런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 그때는 동료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다시 써보는 우아한테크코스 지원서

벌써 찬 바람이 불어오는 10월 중순이네요. 새 가을옷을 산다는 것을 계속 미뤄왔는데, 이제 겨울옷을 사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비슷한 느낌의 바람이 불던 작년 이맘때, 한창 기말고사 공부와 우테코 준비를 병행했었습니다. 그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수료를 눈앞에 두고 있네요. 아직 우테코에서 하고 싶은 것들이 잔뜩 남아있는데, 시간은 그걸 모르는지 무정하게 흘러만 가네요. 10월 17일이면 우아한테크코스 5기 모집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프로그래머가 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떤 계기로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나요? 프로그래밍을 배워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프로그래밍을 통해 만들고 싶은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무엇인지에 대해 작성해 주세요.

문득 우테코 4기 지원서 문항이 생각나네요. 수료를 앞둔 지금, 다시 한번 이 질문에 답을 해보려 해요.

행복하게 프로그래밍하는 삶

감사하게도 저는 비교적 일찍 프로그래머라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한창 컴퓨터 게임을 즐겨 할 나이었죠. 문득 매일 즐겨 하던 게임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생각이 들자마자 하루 종일 검색하고, 네이버 카페에도 가입하고, 지식IN에도 질문해 보면서 ‘플래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자작 플래시 게임을 공유하는 사이트에서 플래시 게임을 만드는 방법을 공부했습니다. 프로그래밍과의 운명적인 만남이었죠. 제가 만든 게임을 주변 친구들과 인터넷의 모르는 사람들이 즐겁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며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중학교 3학년 무렵이었습니다. 한창 카카오스토리라는 SNS가 또래 사이에 유행하던 시기였죠. 간단히 공부한 HTML, CSS, PHP를 사용해서 만든 조악한 웹사이트를 카카오스토리에 올려 친구들에게 공유했었는데, 이 웹사이트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 당시 최대 동시 접속자가 900명을 넘었었는데, 이때 느낀 황홀감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가지면 이런 감정을 항상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웹 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 결심을 이때쯤 했던 것 같네요.

무언가 바닥부터 만들어내는 과정, 그리고 그 결과물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에서 저는 삶의 의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제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은요, 사실 거창하지 않아요. ‘취미가 직업이 되면 재미가 없어진다.’… 라는 말이 있죠. 저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요. 프로그래머를 직업으로 가지고 나서도 프로그래밍에서 오는 그 순수한 즐거움을 온전히 느끼고 싶어요. 코드를 작성하는 이 기쁨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요. 저는 언제나 행복하게 프로그래밍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그렇게 만들어낸 결과물이 사람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켰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요. 증기기관을 중심으로 일어난 2차 산업혁명보다 인터넷 기술을 필두로 한 3차 산업혁명 당시의 인류 발전 속도가 훨씬 빨랐다고 해요. 우리가 작성한 코드는 정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요. 한번 작성한 코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일본, 베트남, 미국인의 삶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저는 제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삶의 컨트리뷰터가 되고 싶어요.

기록하고, 공유하고, 나누는 삶

후디, 블로그 잘 보고 있어요.

우테코 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저는 제가 학습하고 경험한 내용들을 글로 작성해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을 좋아해요. 저는 우테코에 오기 전부터 제가 배운 것을 블로그에 기록했었어요. 블로그에 글을 쓰면 공부한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 글을 통해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남겨준 댓글을 읽는 것이 즐거웠어요. 우테코에 합류하고 나서도 꾸준히 글을 작성했어요. 돌아보니 우테코가 시작된 이후로 120개가 넘는 포스팅을 작성했더라고요. 이틀에 하나꼴로 글을 작성한 셈이죠.

또 막연히 저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보면, 대형 컨퍼런스에서 수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모습이 떠올라요. 이번 인프콘에서 발표하신 연사들의 모습을 보며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사람들 앞에서 확신 있게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지식과 경험을 쌓아오기까지 노력했던 과정이 눈앞에 그려지더라고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에요. 저는 앞으로도 꾸준히 지식, 그리고 경험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며 성장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요.

교육자의 삶

저는 원하지 않는 학과로 대학을 진학했고, 항상 혼자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해 왔어요. 혼자서 공부하니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조차 스스로 찾아야 하더라고요. 막막했죠. 많은 대학교의 컴퓨터 공학과 커리큘럼도 참고하고, 현업 자들 이야기도 들어보면서 키워드를 계속 수집했습니다. 그런데도 곁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바로잡아줄 멘토가 없다 보니… 정말 많이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시간도 참 많이 들고, 무엇보다 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 게 맞는지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감정 소모도 많이 했습니다. 이 기간에 참 많은 후회와 방황을 했던 것 같아요.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고요.

우테코에 합류하고 이런 걱정이 많이 해소되었어요. 제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도 들었고요.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마땅한 교육 기회가 없어서, 학습 방향을 잡지 못해서,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우리 우테코 코치님들처럼요. 우테코에서 경험한 문화와 받은 많은 도움을 이 길을 걷고자 마음먹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그리고 프로그래밍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좋은 동료들과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요.

글을 쓰다 보니 고등학교 때 코딩 교육 동아리 활동을 했었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때 제가 코딩을 알려줬던 초등학생 아이의 부모님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아이가 집에 와서는 라디오 버튼을 가리키며 들뜬 목소리로 ‘이것도 코딩이야’라고 이야기했다고 해요. ‘교육을 통해서 누군가의 꿈을 찾아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맞아요. 저는 교육자가 되고 싶어요. 훗날 저만의 프로그래밍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생긴다면, 언젠간 꼭 교육자의 길을 걸어볼 거예요. 프로그래밍, 이 좋은 걸 저만 할 수는 없죠 😄

좋은 동료와 함께하는 삶

저는 사실 우테코에 오기 전까지는 혼자서 일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남 눈치 안 봐도 되고, 혼자 멋대로 일하는 게 최고 아니야?’라는 생각이었죠. 우테코 전에는 진한 협업 경험을 해보지 못했던 것도 컸던 것 같아요. 다들 솔직히 ‘대학교 팀플’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신물이 나잖아요? 서로에게 책임을 떠밀고, 소수의 몇 명만이 힘겹게 끌고 가는… 저한테는 협업이 그런 이미지였어요.

그런데 막상 우테코에서 진짜 협업을 경험해 보니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갔어요. 배울 점이 많은, 그리고 함께 이야기하면 즐거운 동료들과 서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무언가 만들어내는 과정은 정말 즐거운 것이더라고요. 우리 달록 팀원들과 함께한 넉 달은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제 인생관도 바꿔놓았어요. 예전에는 직장에서 내가 어떤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만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직장에서 나는 어떤 동료와 함께 일할 때 행복할까?’라는 고민도 함께하고 있더라고요.

좋은 동료란 무엇일까요? 저는 주변 사람에게 귀감이 되어주는 사람, 편안히 나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사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동료라고 생각해요. 이야기해 보니 모두 우리 달록 팀원들의 특징이네요! (자칭) 우테코에서 가장 친한 팀 달록에서 저는 직장을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 하나를 더 만들었어요. 저는 달록같은 팀에서 좋은 동료를 만나 즐겁게 개발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삶

마지막으로 저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삶을 살고 싶어요. 우테코에서 코치님들에게 답을 물어보는 듯한 질문을 하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대답이 있죠. ‘답은 스스로 찾아가는 것’. 우테코에서는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지,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 모두 스스로 고민해야 해요.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답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적어도 저는 지금까지는 우유부단하고 주체적이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돌이켜보니 다른 사람으로부터 답을 찾으려고 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그런 저한테는 우테코에서의 교육 방식이 참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교육이라는 것은 지식을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우테코에서는 그렇게 교육을 정의할 수 없겠더라고요. 우테코는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학습하는 방법을 깨닫게 해줘요.

학습뿐 아니라 인생도 그런 것 같더라고요. 한 번뿐인 인생 누군가 대신 살아주고 책임져주는 것 아닌데, 이렇게 타인의 기준으로만 살다가는 늙어서 후회하겠더라고요. 누군가에겐 성공이 다른 누군가에겐 실패로 보일 수 있어요. 그리고 누군가에겐 실패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소중한 경험으로 비칠 수도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일이 누군가에겐 지루하기만 한 일일 수 있죠. 하나를 보더라도 우리는 서로 다른 관점으로 해석해요.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기준은 남이 아닌 나 자신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행복을 위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요.


나무 같은 사람

개발자를 꿈꾸게 된 계기

저는 전역 후 학교 도서관 근로를 했습니다. 어느 날, 계장님께서 엑셀에 가로로 입력된 서가 번호와 책 번호를 세로로 정리하는 업무를 시키셨습니다. 그런데 분량이 많아서 이틀 동안 저를 포함한 동료들이 수작업을 해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왜 비효율적이게 수작업으로 하지?"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쉬운 방법을 찾아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날 저녁, 유튜브로 파이썬을 통한 엑셀 파일 정리 영상을 찾았고 코드를 짜서 가로로 된 엑셀 파일을 세로로 정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다음날 제가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작업을 10분 만에 끝냈습니다. 그때 저는 소프트웨어가 만드는 효율성에 감탄했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개발자가 되어보자는 꿈을 꾸었습니다.

개발자로서 꿈꾸는 삶

처음 개발자를 꿈꾸게 된 이유와 달리, 지금은 개발자로서 업무시간에는 열심히 업무를 하고 저녁에는 동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취미생활을 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최근까지는 "잘하는 개발자",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했습니다. 하지만 10월이 되면서 낮에는 열심히 프로젝트를 하고 저녁에 크루들과 운동을 하거나 함께 술을 마시면서 큰 행복을 느꼈습니다.
이때, 열심히 맡은 일을 해내고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구나를 깨달았습니다. 1~2년 후에 제 모습을 생각한다면, 팀 동료들과 함께 맡은 일을 해내고 개발 이외에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추억을 나누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으로서 꿈꾸는 삶

한 명의 사람으로서 꿈꾸는 삶은 개발자로서 꿈꾸는 삶과 다릅니다. 하루를 보내면서 문뜩 떠오를 때마다, 항상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나무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우리에게 쉴 자리를 마련해줍니다. 그리고 지진이 나도 땅이 무너지지 않게 잡아주는 버팀목이 돼주기도 합니다. 마치 나무와 같이 사람으로서 힘들거나 지친 사람에게 위로가 돼주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나뭇잎은 떨어져도 나무는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같은 자리, 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줍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일이 있어도 같은자리에서 누군가를 반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예언가가 아니에요!

저는 어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을까요?

레벨2 중간쯤 데일리에서 질문을 했었다. 나는 어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을까 열심히 고민하다가 간지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작성했다. 이렇게 대답한 이유는 내게 프로그래머는 너무 멋져 보였고, 내가 진정한 프로그래머가 된다면 반짝반짝 빛나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답을 작성하고도, 의미 없고 추상적인 대답 같아서 좀 더 작성해야 하나 망설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왜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굳이 프로그래머가 아니어도 먹고 살길은 많다.

저는 어쩌다 프론트엔드가 됐나면요.

놀랍게도 무비는 컴퓨터공학과다. 학교에 지원할 때 6개의 학교를 쓸 수 있었는데, 6 컴공을 작성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컴퓨터공학과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전혀 몰랐다.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의 반의반 정도는 컴퓨터를 잡고 살았던 것 같다. 그때 시절에 유행했던 싸이월드는 당연히 했고, 게임도 모두 섭렵했다. 라테일이라는 RPG 게임이 있는데 하루에 14시간 정도 한 적이 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롤이라는 게임에 빠져 살았는데, 공부 안 하고 게임만 하다가 쫓겨날 뻔한 적도 있다. 또, 예전에 핸드폰 꾸미는 것을 좋아했는데, 옛날 기기에서는 루팅이라는 것을 해야 상단 바에 배경색을 입히고 아이콘을 바꿀 수 있었다. 고작 중학생이었던 나는 루팅을 하기 위해서 네이버 블로그를 샅샅이 뒤져 결국 루팅에 성공했고, 루팅 하는 법이라고 블로그 포스팅을 한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냥 IT 기기로 하는 모든 활동이 재밌었다. 난 그래서 컴퓨터공학과에 갔다.

다들 알다시피 컴퓨터공학과는 이런 것을 배우는 곳이 아니다. 난 정말 코딩을 배우는 곳인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들어가기 전에 컴퓨터가 뭐로 만들어졌는지 이런 거 배우나?라는 상상은 하긴 했다. 근데 이런 것도 안 배운다. 들어가자마자 C 프로그래밍 및 실습이라는 과목을 들었다. 충격 그 자체였다. 4학년 1학기가 끝날 때까지 난 컴퓨터가 뭐로 만들어졌는지는 배우지 못했다…

전공과목 중에 웹 프로그래밍이라는 수업이 있다. 2학년 때 수강하는데, 이는 나의 대학 생활 동안 가장 방탕하게 놀았던 시기다. ‘대학만 가면 놀라’는 말을 나는 또 철석같이 믿었고 진짜 열심히 놀았다. 그 결과 F를 받았다 🙂👍. 과제만 내도 F는 안 준다는 소문을 믿고, 과제도 내고 시험도 봤는데 F를 맞아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사실 그런 소문을 믿는 게 바보다.)
이는 나에게 어마어마한 충격이었고 ‘다른 건 몰라도 웹만은 섭렵해본다.’라는 마인드를 갖게 해주었다. 그래서 친구와 같이 웹 프로그래밍 스터디를 시작했고, 생각보다 프론트엔드가 너무 재밌는 것이다!
우선 많은 오류와 장벽이 있을 수는 있어도, 해내면 내가 원하는 데로 나오는 게 프론트엔드다. 그게 너무 신나고 재밌었다.
나는 뭘 하든 결과로 남는 것을 좋아한다. 그때는 React와 같은 프레임워크도 모를 때라 HTML, CSS, JS로 작성했을 때인데 파일 하나하나 간직하고 있다.(GitHub도 잘 몰랐다.) 그런 거 하나하나 추억으로 남는다는 게 나에게는 너무 좋았다.

저는 예언가가 아니에요!

난 MBTI에서 P가 나왔다! 전문적으로 풀이하자면 이런 의미는 아니겠지만, 계획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난 뭐든 닥쳤을 때 해결하는 것이 좋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은 없다. 나는 운명론자면서 결과주의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컴퓨터공학과에 와서 코딩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프론트엔드가 적성에 잘 맞았다. 지금 내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개발자가 되는 것이고, 개발자가 된 이후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난 지금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최선만 다하면 된다.